홍식
[홍실]

인간은 통상 엄청난 단점을 껴안고 태어난다. 그리고 살아간다. 그것은 누구에게도 예외란 없으며…….

과거에 붉기를 자처한 소년이 있었다. 소년의 본명은 누구도 모르며, 단지-「홍(紅)」이라고만 불렸다.
14세. 소년은 마케(Macke)라는 이름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스승에 스승을 전전하며 배움을 잊지 못하고, 그저 주저 없이 올라가던 소년에겐 목표가 없었다. 도착점을 정해두지 않았다. 통상, 인간은 목표한 바가 있을 때 더 강한 추진력을 갖고 확고하게 나아갈 수 있다. 확고한 목표는 하나의 규율로써 작용한다. 큰 에너지. 그러나 그에 따르는 반동 또한 크기마련. 목표를 달성하고선, 풀어지는 것 또한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소년은 목표를 정하지 않았다. 그저 더 나아가기만을 반복했다.
소년은, 사실 마법이라고 하는 것을 배우고 있었다.
'태초엔 수정이란 대대부가 있어, 자신 사는 곳을 구하였다 한다.'
그것은 소년의 유일한 우상이었다. 소년이 마법을 배우게 된 이유이기도 했다. 소년도, 그와 같은 일을 꿈꾸고 있었던 것이다. 이 지상의 구원. 그것이 소년의 목표라면 목표였다.







「홍식(紅埴)」
I can't afford to be generous.


-닥쳐.

탄후님 탄후님, 탄후님 탄후님, 붉은 비를 내려주세요.
탄후님 탄후님, 탄후님 탄후님, 붉은 비를 내려주세요.

「탄후님, 탄후님. 붉은 비를 내려주세요.」

구름의 속에 끼어드는 것은 작은 새의 긍지.
오묘한 끝에 부숴넣는다, 자. 설탕을 뿌리자!
손가락으로 부숴부숴 갈아넣는다.
손가락으로 뭉게뭉게 갈아넣는다.
손바닥으로 비비면, 가루가루되어 떨어진다!

찌뿌둥.
하고 그 비슷하게 뭉게지는 소리가 들렸을 때,
남자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아-,
  망가져버렸다."

하나하나 하나. 하나하나 하나. 하나하나 하나. 하나하나 하나.

-That annoys him.

/HiS is badly blown.

꿈.
붉은 꿈을 꾼다.
이것은 꿈이다.
이것이 꿈이라는 것을 자각한다.
이것이 꿈이 아니라고 부정한다.
그리고 또 다시 그것을 부정한다.
사고하고 스스로 부정하고 또 부정한다. 또 부정하고 그에 부정하고 다시 부정한다. 또 다시 부정하고 반복하여 부정하고 그에 또 몇 번이고 부정한다! 그것이 인간이 갖는 사고. 적어도 나 자신이 갖는 사고. 자신이 생각한 것을 채 1초도 지나지 않아 다시 부정하게 된다.
다각도로 생각한다.
다각도로 부정한다.
많은 생각을 갖는다. 많은 방면에서 살핀다. 최대한으로 생각해서, 최소한의 피해.
하나의 부족한 사고를 갖는 것도 아니며, 하나의 완벽한 사고를 갖는 것도 아니다. 완벽하지 못하다. 그저 완벽하지 못한 인간이 갖는 하나의 방법. 그러나 그래도, 완벽함에는 한참 미치지 못한다.
그래서 이번 한 번은 내 자신에게 우겨본다.
이건 꿈이다.

검은 복도에 차분한 발걸음이 드리운다. 차분하고 고요한 발소리.복도에 넘쳐나는 광적일 침묵을 그 소리만으로 메운다. 복도가 허용하는 최대의 침묵치를 초과한다. 넘쳐난다. 넘쳐흐른다. 소리가 넘쳐흐른다. 복도의 침묵을 깨고, 지배하며, 울린다. 그 발소리가. 소리를 낸다. 흡사 인간. 죽음에 가까워온 소리를.

/

격동의 추위! 그야말로, 분명 견딜 수 없어.
발가락이 얼어붙는다. 손가락 마비된다. 입술 마른다.
사고 끝.
붉은 바람이 앞을 가른다. 귀뚜라미 밤벌레 속삭이는 소리.
부웅. 붉은 뒷다리가 허공을 헨다.
"-아, 떨어졌다."
무너진 다리 한 짝만이 남아 튕기기를 반복하는 그 꼴. 방아쇠를 보고, 무심코 나는 자살을 생각하고 말았다. 그래. 버려진 저 다리처럼, 나도 홀로 제 주인[主]에게서 떨어져나와, 본인의 힘으론 어디 한 곳 오가지도 못하는 상태로 이곳에 버려져 있다.
그래. 주인을 잃었다.

류 은. 태어날 적부터 마력은 없었다. 미량조차. 마라키 노인이 지를 얻으려 한 것도 그것 때문일 것이다. 내가 그 뒤를 이을 수 없으니까.
통상, 마력이라고 하는 것은 2가지로 구분할 수 있는지도 모른다.
하나는 진짜 우리가 생각하는 마력. 체내에 축적되어, 소진하면 다시 차오르는 그런 것이다.
또 하나는 에테르-제5원소-. 모든 물질 구성의 기본 골자. 마력이 존재하지 않는 자는, 이것을 사용하여 능력을 사용키도 한다. -그러나, 그것은 몸을 구성하는 물질이다. 말하자면 체액. 다 소진하면 여지 없이 죽고 만다. 그치만 이것은 각기 개인에 따라 잠재된 것이기에 어느 정도의 패러미터가 틀려, 그 효과를 노리고 사용하는 자도 적지 않다.
-저, 혈액이라든지 정액 등을 사용하는 자도 적지 않지만, 그렇다는 것이다.
류 은에겐 마력이 없을 뿐더러, 타고난 체액조차 너무나도 적었다. 게다가 빈혈이다. 가장 변통하기 쉽다는 혈액을 어찌할 수도 없었다.
그래서, 마라키 노인은 류 은에게 그 책임을 맡기지 않았다.
마라키는 퇴마사다. 마술사가 아냐. 허면 그것이 무엇을 의미할까. 얼핏, 고교부터 알게 된 마법사 가계의 친구에게서 들은 것이지만, 통상 그런 가계에선 중학교 졸업 정도의 나이까지 자신들이 할 수 있는 모든 걸 가르치고, 고교만을 사회 적응 훈련차 다닌다고 한다.
…………힘들지 않을까.






―――그것은 미친 것의 발상이다.
  이것은


어둠을, 그 속을 가로등이 비춘다. 그 속에 그 속에 담긴 것은 형상화한 그릇. 그 속을 (가득히) 메우는 것은 어둠.
넘친다 넘친다 넘친다 넘친다. 한 번의 한 번에 각인되는 주각(註脚)이 그 하나 하나를 더한다.
파(破)하라 파하라 파하라. 하늘의 가운데에 꿰뚫리는 저 짙은 눈의 질 속으로 각인의 찌꺼기를 덜어내라.
사정하라[God Bless].
설령 그 속에 네가 담길지라도.
담기는 것은 내가 아닌 그 무엇의 조각, 비뚤어져라 비틀어라 왜곡 그 속에 담긴 그릇.

―――끊임없이,
   하나를
                  ―――끊임없이.
                     하나를
「추구하라」
그래 덜어내라.
그래 넘쳐나라.
하나의 하나에 더해지는 것은 곧 이 나를 잠식한다. 끈임없이 하나지만 반복하며 점점 불어난다. 역겨운 살덩이의, 증가하는 체중. 하나에 하나가 더해져 여럿이 하나를 이루고, 하나가 여럿이고 여럿이 하나이기에 무엇에 무엇을 더하건 하나일뿐. 그것은 증식이라는 이름으로 하나의 군체를 성립시킨다. 그것이 자아를 이루고, 그것이 나라는 결론에 도달했을 때. 마침내, 그때가, 인간에게 있어 가장 크나큰 오르가즘을 느끼는 때다.
좋아좋아좋아좋아좋아좋아좋아좋아좋아좋아좋아좋아좋아좋아좋아좋아좋아좋아 희열해 쾌락하고, 도태해 나태한다. 도륙해 살인. 납치해 유기하며, 감금해 폭행하고 혹사해 혹독하다. 아, 아름답다 그래.
바란다원한다바란다원한다바란다원한다바란다원한다바란다원한다바란다원한다―――!
도태한 쾌락은 나태하게 도래하여 창궐한다. 그것을, 강림이라는 단어로 대신 여겨도 좋을까, 하고, 지금 여기서 묻는다.

"지금―――여기서 고한다"
        묻는다
"이 자리, 너는 죽었다고"
       죽었느냐고

/
5시 28분.
마침내 신중에 신중을 기하던 나만의 대작업이 종료됐다.

"주문을 외는 것에 3할 정도의 소모……이거, 주문을 외지 말라는 얘긴가. 평상시 3회. 기타 요소 적용 4회. 실전시……기껏해야 2회."






……뭐 지금은, 보일 수 있는 건 이 정도까지로만.

사실 진짜 쓰고 있는 건 따로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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